박관우, Art for MZ

노블레스 매거진 아트나우 35호

이가진 (독립 비평가)

  박관우의 작품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가장 인간적인 특성/자질이라고 할 만한 것은 무엇인가?” “자/타의 사이에 놓인 피아 식별의 불변하는 경계란 어떤 것인가? 아주 오래전부터 예술이 근본적으로 품은 물음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지만 그것을 풀어내는 방식을 선택함에 있어 그의 작업은 ‘요즘 예술’의 향방과 결을 같이 한다. 인공지능이라는 화두에 익숙해질수록 인간과 비인간을 구분하는 기준은 더 까다로워진다. 경계가 희미하기에 더 많은 예술가가 그 주제에 매료되고 도전한다. 가령 인간과 안드로이드가 뒤섞여 1시간 동안 열심히 춤을 췄다고 치자. 서로는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과연 ‘안드로이드는 춤추고 싶은 기분을 느끼는가?(2019)’. 그럼 인간은? 느낌은 어디에서 오는가? 만약 인간보다 안드로이드가 자신의 느낌을 더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그 아득한 곤란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이처럼 박관우의 물음은 인간과 기계 중 우위를 판가름하는 담판을 짓자는 도발이 아니라 훨씬 더 입체적으로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사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의 다채로운 매체 실험 중에서도 ‘퍼포먼스’라는 형식은 단연 눈에 띈다. 작가에게 퍼포먼스는 “살아있는 장면”이다. 관람객이 작품을 창작자의 생각이나 삶이 묻어있는 어떤 대상물로 여기기보다 “그들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끼길 바라기 때문에 그는 설계 단계부터 그들을 장면의 중요한 일부로 포함시킨다. 박관우가 현재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프로젝트는 “타자와의 조우와 공생을 주제로 한 전시”라든가 “삶과 죽음에 대한 문명의 궁극적 약속에 대한 대형 설치 작업” 또는 “오직 ‘조건’으로만 존재하며, ‘구전’의 방식으로만 전시되는 실험전시”를 아우른다. 과연 이런 개념을 어떻게 구현할지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힘들지만, 우리가 그 속에서 또 한 번 인간이라는 자각과 환상 사이를 고민하게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